[칼럼]
용문고 자율형사립고 전환 철회, 만만찮다
서울시 장애수당 추가지원 폐지 철회 기자회견에 참가한 후 급하게 지하철을 타고 용문고 앞으로 이동했다. 용문고를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려는 재단 측과 교육청의 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한 선전전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당 성북구 당원모임 차원으로 참여한 나는 주변에 소자보를 붙였고 진보신당 성북당원협의회 분들은 현수막을 부착하며 선전전을 준비했다.
개학 초기라 용문중학교든 용문고등학교든 학생들이 일찍 귀가하여 선전물이 도착했을 때는 학교 앞이 한산했다. 그래도 공동으로 대응하는 첫 자리인만큼 선전물을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진보신당 성북, 사회당 성북, 성북촛불 회원 분 등의 공동활동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선전전을 하는 동안 누군가 현수막을 흔적도 없이 철거해서 가져가버렸다. 내가 붙인 소자보도 대부분 회수해가버렸다. 용문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 일부가 소자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은 목격했지만(다른 광고 전단까지) 현수막 등을 회수해가고 인근 소자보만 '깔끔히' 가져간 건 의도적이고 전문적인 사람들이 벌인 것이 분명했다. 담 위에 있던 현수막을 흔적도 없이 가져간 거나 광고 전단은 그대로 두고 자율고 철회 촉구 소자보만 떼어간 것을 볼 때 말이다. 앞으로 이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간에 만만치 않을 것이 뻔했다.
아직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은 자율형사립고에 대해 잘 모른다. 알더라도 이미 용문고가 자율형사립고로 작년부터 된 것 아니냐라고 잘못 알고 있다. 작년에는 용문재단 측이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기를 희망한다고 서울시교육청에 신청했다가 철회했는데도 말이다. 잘못 알고 있는 주민들이나 학생들이 잘못한 걸까? 책임을 이들에게 돌려야할까?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하고 책임 있어야 할 용문재단 측이 재단의 이익만을 위해 자율형사립고 전환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는 게 문제다.
주민들과 학생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까? 아니다!
이미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하여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구로구의 W고의 예를 보자. 인근 중학교 학생들이 고교선택제 시행으로 희망학교로 해당 고등학교를 신청했지만 W중학교는 50%, O중학교는 64% 만이 진학했다. 이는 서울시 평균 진학률이 84%인 것을 볼 때 확연히 떨어지는 것이다. 고교선택제 문제도 있지만 자율형사립고 도입으로 인근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로 다니지 못하고 멀리 있는 학교로 다니게 된 것이다.
게다가 등록금이 일반고의 2~ 3배 이상이며 이마저도 서울은 제한이 없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다. 용문재단 측이 현재 법정부담금도 못내는 상황에서 고등학교 운영비를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하려할 것은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학벌체제가 해체되지 않는 지금 어떻게든 자율형사립고에 학생을 입학시키려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온갖 부정과 비리가 발생하고 있고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입학 전부터 보충수업을 시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회연대의 정신으로, 그리고 공교육을 제대로 재편해야한다면 면에서도 자율형사립고, 고교선택제 등 MB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 지역에서부터 자율형사립고 추진 계획을 철회시켜야 한다.
- 사회당 성북구 당원모임 책임자 신희철
011-9728-7418, commune96@hanmail.net
추신. 소자보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용문고 일부 학생들을 바라보며 씁쓸했다. 자율형사립고 전환이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과정에서 재단이나 학교 측이 현재 용문고에 다니는 학생들에 대해 관심을 덜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학생들, 학부모들 내에서 빈번히 나오는 상황인데도 그 학생들은 왜 소자보를 그렇게 찢어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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