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만들기를 주제로 지난 10월 21일부터 시작한 제1회 성북구 도시아카데미가 12월 9일 끝났다.
총 41명이 참석했는데 주민, 구의원, 공무원부터 NGO 활동가까지 다양했다. 총 8주과정을 성북구청과 경원대 도시계획학과에서 주최하여 다양한 마을만들기 이론과 사례를 돌아보고 성북구의 경우 우선 세 곳을 정해 현장탐방도 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1조는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삼선4구역으로 불리다가 최근 주민들과 이름을 정한 장수마을에 대한 고민을 제시했다. 이곳은 서울 성곽 바로 옆, 비록 집이나 기반 시설들은 허름한 이곳이지만 야생화를 키우는 주민에서부터 동네에 애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지역 특성상 아파트 위주의 재개발 보다 마을 만들기가 중요한 곳이다. 빈집 등을 활용하여 작은도서관 및 공부방 등을 추진하고 사랑방 등을 활용하여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자, 성곽 옆에 있는 만큼 주민 및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하자, 뾰족 바위라고 불리기도 하는 곳으로 주민들이 한때 소원을 빌기도 했던 솟대 바위가 현재 방치되어 있는데 이를 다시 살리자, 골목에서 어린 아이를 볼 수가 없는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골목길을 만들어 보자 등등...
2조는 정릉6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정릉숲마을에 대한 고민을 제시했다. 유네스코 선정 사적지가 있고 전통 도자기 학교와 스카이웨이 등이 있는 곳이지만 주변 정릉10구역 등이 이미 헐려 있고 이곳도 재개발 구역으로 묶여 있어 우려가 된다. 그러나 마을 한 가운데에 허름한 빌라들이 있는 것 빼고는 마을 전체적으로 교수단지 등 잘 가꾸어진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라 허름한 빌라 등도 주택개량 등으로 얼마든지 마을을 잘 만들 수 있다, 일부 축대 및 담장이 높은 곳이 있는데 특성에 따라 개방형을 강구해보면 좋을 것 같고, 마을 입구에 있는 교회 등을 주민 및 탐방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통해 마을의 정체성을 살려나갔으면 한다 등등...
3조는 한성대입구역 분수대에서부터(과거 나폴레옹제과점을 비롯 삼선시장 건물들이 있던 성북천 복개구간) 성신여대입구역 돈암제일시장 인근까지의 성북천 주변에 대해 고민을 제시했다. 청계천 복원 보다 사실 먼저 시작된 성북천 복원이지만 아직 주변에 휴게공간이나 문화 공간이 이렇다하게 없다. 유해업소 등이 곳곳에 있는데 하천 주변을 잘 살릴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간판 정비, 카페촌이 필요하다, 삼선시장과 돈암제일시장 주차공간 마련을 비롯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성북구의 나무인 감나무를 천 주변에 심는 게 좋겠다 등등...
돈암시장과 삼선시장 재건축에 맞서 활동하기도 했던 나도 성북천에 살거나 살아왔던 사람들의 냄새가 계속 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3조의 발표를 보며 생각해보았다. 돈암시장 재건축 후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 '동일하이빌', 이후 옆의 돈암제일시장이 재래시장으로 등록되었는데 돈암시장에서 밀려난 상인들이 돈암제일시장에 많이 정착하게 된 결과이기도 하다. 아직 돈암제일시장 건물들이 노후도가 높지 않아 다행히 시장정비 사업 대신 시장현대화 사업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게 되었는데 동일하이빌, 돈암제일시장, 인근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마을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게다가 길 건너 성신여대 방향 번화가인 '하나로거리'가 대부분 젊은 층, 돈암제일시장은 고령 층으로 분리되고 있는 것을 해결할 방법도 필요하다. 도로 옆 유해업소에 대한 정비도 그렇고...
정석 교수가 각 조의 발표에 대해 총평을 해주신다. 건물이나 공간 만이 아닌 주민들이 중요하게 고려되어 좋았다, 요즘 개발로 형성된 마을이나 아파트에 건설업체 이름이 대부분 들어가는데 진짜 마을의 이름이 필요하다...^^ 기존 도시개발은 남성적이라면 마을만들기는 모성적, 여성적이라는 비유도 하셨다.
1기 도시아카데미는 끝났지만 1기 모임을 가져나가기로 했다. 1기 회장은 장수마을 대안개발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신 박학룡 쌤이 하시기로 했다. 총무도 세웠다. 우선 2011년 2월에 마을 만들기, 사회적 기업 등이 활성화 된 전북 진안으로 답사를 갈 예정이다.
1기 도시아카데미 참가자를 비롯 이외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리고 얼마 전 TV에도 나온 종암동을 비롯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을 앞둔 많은 곳이 이제 쟁점이 될텐데 이윤 보다 사람을, 아파트 보다 마을을 생각할 수 있는 고민들이 이어져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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