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교육업체 배불리는 성북구자기주도학습캠프

신희철0 2011. 11. 2. 11:31

 

 

지난 28일, "사교육업체 배불리는 성북구자기주도학습캠프 중단촉구" 기자회견이 성북구청 앞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7~8개 초중고교에서 진행한 관련 캠프가 1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진행된 것임에도 사교육 컨설팅 회사의 또다른 입시 사교육으로 전락하여 참가했던 학생, 학부모, 현장의 교사들의 비판이 계속 제기되어 왔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3배로 오를 계획이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역교육운동단체인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주최로 열렸으며 현장의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여 '성북구자기주도학습캠프'의 문제점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이를 통해 면담에 나선 김영배 성북구청장도 그 문제점을 인정하고 자기주도학습 관련 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평가와 대안을 강구하기로 했으며 내년 계획했던 관련 캠프는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래는 당일 기자회견 보도자료입니다.

- 사회당 서울시당 성북구위원회 준비위원장 신희철(http://blog.naver.com/commune96)

 

* 보도자료: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

■ 서울시 성북구 길음2동 518-18. 2층

■ 전화 : 070-4209-6720 전송 : 02)916-6892

■ 담당자 : 안영신 (010-2798-0291)

<보도자료>

2011년 10월 28일(금)

사교육업체 배불리는 ‘자기주도학습캠프’

중단 촉구 기자회견

 

 

1. 2011년 10월 28일 오후 2시 성북구청 앞에서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주최로 사교육업체 배불리고 아이들에게 전혀 실효 없는 자기주도학습캠프 중단 촉구 요청 기자회견이 있었다.

 

2.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민숙희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성북구청은 아무리 좋은 정책일지라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모든 행정을 처리할 것을 당부했다. 중학교 교사인 권대익 씨는 자기주도학습의 전성시대인 요즘 무엇이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인지 되새겨야 하며, 지난 여름방학에 학교에서 진행됐던 ‘자기주도학습캠프’의 예산 낭비 실정을 얘기했다. 아이들도 캠프를 마치고 나서 그냥 맛있는 점심 한끼 먹었던 행사 정도로 기억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학부모 박영주 씨 또한 아이가 자기주도학습캠프에 참여했는데 처음에는 많은 기대가 있었으나, 전혀 실효가 없었다는 발언을 했다. 이 날 일정 때문에 참여를 하지는 못했지만, 성북구에서 자기주도학습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나눔연대 전택기 대표는 일회적인 자기주도학습캠프는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관련 일정이 있다면 교육상상과 함께 일정을 하겠다고 전했다.

 

3. 마지막으로 기자회견문을 진보신당 성북구 당원협의회 김준수 위원장과 (준)사회당 성북위원회 신희철 대표가 함께 낭독했다.

 

4. 기자회견이 끝난 후 성북구청장 면담을 했는데, 성북구청장은 자기주도학습캠프의 문제점을 공히 인식하며 앞으로 자기주도학습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단체들과 함께 사업 기획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5. 기자회견문 전문

 

성북구청은 사교육업체 배불리는 ‘자기주도학습캠프’ 당장 중단하라!

 

가히 자기주도학습의 전성시대이다. 먼저 공교육 현장에서 깃발을 높이 내걸더니 이제 학교를 넘어서 ‘자기주도학습 학원’, ‘자기주도학습 캠프’, ‘자기주도학습관’, ‘자기주도학습센터’ 심지어 ‘자기주도학습 지도사’까지 등장했다. 이제 자기주도학습은 학교, 학원, 책읽기, 논술, 입시까지 교육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곳에서 유행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 사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성북구 내 초중고 7~8개교에서 소위 ‘자기주도학습캠프’가 진행되었다. 성북구청은 전국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성북구 내 학생들이 이 캠프를 통해 환골탈태해서 앞으로 성적을 좀 더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하지만 캠프 모집과정, 프로그램의 내용, 예산의 규모 등에서 이 캠프가 과연 교육적인 것인지 의문스러울 뿐만 아니라 특정 사교육업체 일감 몰아주기, 배불리기가 아닌지에 대한 의혹을 떨치기가 어렵다.

 

누구를 위한 캠프인가! / “들어봐, 공짜야~”

 

각 학교에서 실시된 캠프 안내 가정통신문을 보면 비용이 학생 1인당 15만원이다. 모두 무료이며 점심까지 제공하는데도 몇 몇 학교에서는 지원학생이 없어서 몇 차례 추가모집을 하는 등 고생하였다고 한다. 한 중학교에서 이루어진 캠프의 내용을 보면 제안서와는 달리 하루 동안 이루어졌으며 그 내용은 알맹이가 없어 그저 아이들에게 점심 한 끼 제공하는 수준일 뿐이었다. 참가한 한 학생은 “재미는 있었지만 남는 건 없었다”라는 말로 이 캠프에 대한 평가를 대신했다. 아이들을 위한다는 캠프가 캠프를 위해 아이들을 동원하는 ‘빛 좋은 개살구’ 꼴이 된 셈이다. 가뜩이나 방학이면 실적 쌓기, 예산 털기 용 캠프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현장에 또 하나의 일회성 행사를 얹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인 것이다.

 

사교육업체로 진행하는 캠프가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가!

 

이미 자기주도학습은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입시대비용 스스로 문제집 풀기 학습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 캠프를 진행한 곳도 최근 사교육시장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자기주도학습 컨설팅 회사 중 하나인 O모 회사다. 캠프의 내용 또한 국,영,수 성적 올리는 법, 명문대 학생에게 듣는 공부방법, 자기 시간관리 인 것을 보면 그야말로 입시대비반 캠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사교육을 줄이려는 구청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구청이 발 벗고 나서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자기주도학습이란 사교육시장에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를 밀어 넣고 소중한 예산을 사교육업체에 갖다 바치는 어이없는 탁상행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 캠프가 자칫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네가 네 걸 잘 챙겨야지, 다 네 탓이야’라는 강자의 논리를 세뇌하는 장이 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을 알고도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최근 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기주도적학습관의 프로그램들도 이와 유사하다. 입학사정관이 미소 짓는 합격서류, 합격면접 준비법과 같은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도 또 다른 T모 자기주도학습 컨설팅 회사다.

 

입시지옥 공부로 내몰 것이 아니라 교육복지에 투자하라!

 

성북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 대부분은 자존감 결여와 문화적 경험이 적어 힘겨운 성장을 하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보듬어 주는 따뜻한 공간과 관심이다. 1억이 넘는 돈이라면 제대로 돌보지 않아 정신적 장애로 어려워하는 어린이 100명을 치료할 수 있는 큰돈이며, 돈이 없어 피아노나 태권도를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갈 수 없는 수천 명의 아이들에게 문화적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대학이 아니면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직업을 찾고 자존감을 키워나갈 수 있는 다양한 체험학습, 자신의 모델을 만나고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체험하는 인턴쉽 프로그램 개발 등. 그뿐인가! 성북구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생태/환경 체험, 자신의 권리조차 모르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인권 학교 등.

 

성북구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입시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가르칠 게 아니라 입시가 아니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미친 입시대비 캠프 즉각 중단하라!

 

성북구청은 2012년에 이 캠프 예산을 3배 정도 늘린다고 한다. 약 3억이 넘는 돈이다. 우리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위해, 망국적 입시에서 우리 아이들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엉뚱한 사교육에 소중한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진정 의미 있는 교육복지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 지금 즉시 이 미친 입시대비 캠프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다시한번 요구한다.

 

일회성 전시행정과 편파적 예산집행을 중단하고 지역의 교육주체들과 의논하여 공정하고 교육적 효과를 고려한, 성북구 교육을 살리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것을 요구한다.

 

2011년 10월 28일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