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이태준 당원 구속을 앞두고

신희철0 2011. 2. 23. 12:19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재판을 받아오던 이태준 당원(서울)이 오늘 선고공판을 받고 곧 수감됩니다.
 
그저께 월요일에 사무실에 와서 당 대표 님, 서울시당 위원장 님, 부위원장 님 등 집행부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마음이 아프더군요. 이태준 당원도 돌아가는 뒷 모습에 아쉬움과 고민이 잔뜩 묻어있는 모습이었어요.
같은 이유로 수감된 김영배 당원(서울, 성북)이 그리워지네요. 지방선거까지 치루고 수감되면서 지인들과 충분하게 인사도 못드리고 갔는데...T.,T 전자서신도 보내고 마포 공동사무실 사람들과 롤링페이퍼를 만들어서 꼭 전해주어야겠어요.
 
오늘 출근하면서 이런저런 회상을 하다가 문득 2004년 겨울 의정부 노점상 단속에 항의하다가 갑자기 연행, 구속되던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차량 위에서 선동하고 채증도 많이 되어서 잡히면 구속된다는 것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정말 예기치 않은 일이었어요. 여러 차례 시위를 하던 도중 마지막 시위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종일 저를 미행하던 경찰들에게 연행되고 수갑이 채워지고 핸드폰도 빼앗겼죠. 경찰서로 호송되는 차량에서 정말 멍했어요. 같이 살고 있던 형과 형수 첫 딸이 이제 태어날텐데 보지도 못하고 부모님께는 어떻게 얘기해야할까 막막했었답니다. 청계천 노점상 투쟁 등으로 운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족들도 응원을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구속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경찰서에 도착했지만 한시간 여를 차 안에 갇혀있었습니다. 집회 끝나고 각 지역으로 돌아가던 노점상 회원들이 제 연행 소식을 듣고 경찰서에 항의하러 왔기 때문이죠. 의정부는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 노점상들이셨는데 항의방문 하다가 다치신 분도 계시더군요. 조직폭력배가 대거 동원된 노점단속 용역 업체와 의정부시청의 대책없는 폭력단속에 항의해오시던 분들이었어요.
 
운동하다 보면 구속도 되고 얘기치 않은 일도 생기게 됩니다. 그럴수록 선배 운동가들을 생각하고 단지 당위에서 만이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저번 재판 때도 그랬지만 오늘 선고공판에서도 이태준 당원은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남북 대치와 군사주의가 강화되면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그렇다면 군대 간 사람들은 비양심적이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면 누가 군대 가려 하겠냐', '군대 가 있는 내 아들은 지금도 언제 도발이 있을지 몰라 밤을 새고 있는데 너는 뭐하는 거냐'며 더욱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잘 극복해나갔으면 해요.
 
감옥에 가 있거나 가게 될 동지들, 그리고 우리 옆에 있는 동지들을 항상 잊지 않도록 노력해요.
 
p.s 위 글은 사회당 당원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p.s 첨부한 사진은 2004년 당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된 염창근, 이원표 당원과 노점상 시위를 이유로 구속된 저의 사진입니다.(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