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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경찰은 누구의 편인가- 노점상과 경찰

신희철0 2010. 5. 11. 10:19

* 아래는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소식지에 실은 글입니다.

 

경찰은 누구의 편인가

 

노점단속에 맞선 투쟁 때 외에도 일상적으로 부딪히곤 하는 경찰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활동 중에 꼭 알아야하고 혹 존재한다면 극복해야할 문제이기에 쉽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건, 철거민대책위 활동을 하건, 노점상연합회 활동을 하건 관할경찰서의 정보과 형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개입하려 합니다. 작게는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나아가서는 사람들 간에 이간질을 시키고 분열을 부추기거나 우리의 조직을 좌지우지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경찰들에 대해 어떻게 대하고 계신지요?

 

언젠가의 일입니다. 단속에 항의하며 구청에 달려가 옥신각신 하다가 노점상 회원들이 이후 대응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는데요. 정보과 형사들이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고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집회를 하는데 경찰들이 사회자나 지역장한테 계속 말 걸고 이거 하지마라 저거해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보가 잘못 나가게 될 경우 우리 간부들이나 회원들이 피해를 보게 될 텐데 너무 걱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우리 활동 하나하나에 경찰들이 왈가왈부하는 걸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단속이나 탄압이 없고 평화롭게 장사를 할라치면 지부마다, 아니면 지역연합회 전현간부 자리마다 경찰들이 들락날락하며 친한 것처럼 행세하고 훈수를 하겠다고 난리입니다. 경찰들 말 하나하나에 지역연합회나 지부가 서로 불신하는 일도 많고 급기야 지역 분열로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노점상연합회든 철거민대책위든 노동조합이든 지켜야할 것이 있습니다. 원칙이 있습니다. 그 회원들의 조직이고 회원들과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구청이나 경찰은 엄연히 현 정부나 지자체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 뻔한데 이들의 개입이나 이들이 제시한 당근에 휩쓸리지 말아야 합니다. 저들과의 만남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우리 조직에서 관련 일을 맡기로 한 사람이 공식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회원이든, 전현직 간부든 개별적으로 만나고 저들의 말에 휘둘리면 그 조직은 결국 산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불신과 분열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믿을 것은 바로 거리에서 장사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 그리고 옆의 동료, 나아가 우리의 조직입니다. 그리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차별당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정신을 잊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 사회당 서울시당 사무국장 신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