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2시경,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철거민 분들의 집회가 열렸다. 약 200여명의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철거민들과 고려대 학생들, 그리고 사회당 성북구 당원모임이 참가했다.
동작구 정금마을상가 철거 현장에서 며칠 전부터 철거깡패들과 철거민 간에 마찰이 심하게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여성 철거민 한 분이 크게 다쳐 중앙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급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성북구청 앞 집회를 하기 전 오전부터 정금마을상가 현장에서 마찰이 심하게 벌어졌다고 한다. 부디 별탈 없기를 빈다.
이날 나는 지난 95년 강제철거 이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고려대 옆 철거민 노부부의 사연을 위로하고 성북구 개발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주민들이 나서야 개발공약과 철거에 대응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14년, 15년이 넘도록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안암5가 철거민 노부부의 문제에 마음이 아픕니다. 지난 2008년 총선 때가 생각나는군요. 모 정당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집회도 했는데 담당자들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투표해서 심판하라고 하더군요. 선거 때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언급하면 선거법 위반이랍니다. 그런데 대부분 지역신문이 지역유지, 보수정당 쪽을 대변하는데 시위하고 선전물 나눠주고 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어떻게 진실을 알 수 있고 투표로 심판하겠습니까? 모 정당 모 구의원은 이번에도 지방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아래 관련 기사 참고. 두 노부부는 2008년 겨울에는 얼어 죽더라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싸우시겠다고 한겨울에 성북구청 임시청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불사하기도 했다.)
"성북구에도 개발지역이 많습니다. 서울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뉴타운인 장위뉴타운이 있습니다. 주민 8만여명이 사는 이곳이 개발되면 대규모 철거와 이주가 불가피합니다. 당장 지방선거가 끝나면 장위 1구역, 5구역, 7구역이 관리처분 절차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비단 뉴타운 만이 아니라 일반 재개발지역도 많습니다. 동선 1구역, 안암 2구역, 3구역, 보문 2구역, 3구역, 4구역, 5구역 등에서 조합이 인가되고 개발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예정입니다."
"이제 6월 2일이면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뉴타운 개발 공약이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이제는 심판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면 안됩니다. 저는 진보정당 중 하나인 사회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당에 투표하라고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이나 정치인들에게 의존할 게 아니라 여러분이 직접 주인으로 나서야 합니다. 진보정당들 또한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겠다고 할 게 아니라, 법의 사각지대에서 투쟁할 수밖에 없는 여러분을 간과하고 법의 틀내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함께 해야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는 동반자, 힘이 되는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철거민 분들의 집회나 행사장에만 가면 눈물이 난다고 했던 민중가수 류금신 동지의 말 처럼, 가슴 아프게 집회에 참가했고 "**구청 박살내자"라고 외칠 수 밖에 없는 그분들의 절규와 아픔에 전율을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