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전국철거민연합 주점에서... 나와 <동자동사랑방> 세경 누나, 그리고 나의 아내 영지 씨)
나와 전국철거민연합의 인연은 지난 1997년, 대학교 2학년 때다. 전농3동 철거민학생 연대활동 선포식 때를 시작으로 용산구 도원동, 안양시 유진상가, 구리시 최촌마을, 서울 수색동, 남가좌동, 성북구 안암동, 돈암시장...
철거민과 철거민단체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나는 또 다른 부모님들이라고 생각하고 옆에 있었다. 내가 공부하던 토목공학과 강의실에 들어가 도원동에서 벌어지고 있던 살인철거, 주민 고립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후원금도 모으고 돈암시장 때부터는 철거민 분들에게 교육을 하러 다니기도 했다. 사회당의 전신인 청년진보당도 철거민 투쟁이 진행되던 곳을 엄호하기 위해 용산, 마포 등에 지역위원회를 먼저 세우기도 했다.
2010년 3월 27일, 전국철거민연합 주점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났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 용산 제2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곳곳에서 오신 철거민 분들의 조끼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뉴타운 바람이 전국을 휩쓸고 지나갔고 현재 反MB, 민주 세력을 자임하고 있는 모 정당도 그 분위기에 합류했었다. 개발 바람으로 인한 피해는 영세하거나 집 없는 사람이, 그리고 이 세상에 뒤집어쓰게 되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뉴타운 중단 격문을 발표한 연구자들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자칫 개발반대주의자로 인식되어 주민들의 고민이나 현실과 괴리될 수 있고 대안적인 개발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대항담론을 마련하는 것 외에도 안정적인 주민 조직들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 다른 용산 참사가 부디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철거민들이 단결하고 빈곤, 노동 등 좀더 다양한 영역에서 자기의 삶과 옆 사람들의 삶을 풍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돕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