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 공부방 <파랑새 인;연맺기학교>의 2010년 MT(모꼬지)가 파랑새공부방 초등반 공부방에서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군대에서 휴가 나와 달려와주신 상엽 쌤, 곧 떠날 어학연수 준비로 바쁘면서도 들러주신 혜림 쌤, 그리고 늦게까지 함께 한 자원교사 쌤들과 김인수 운영위원장 님, 김은미 지도교사 님 등이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두 주제의 교육시간이 있었습니다. 같은 성북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고 있는 작은문화공동체 <다솔>의 김은영 선생님이 '공부방에서 만나는 청소년'이라는 주제로 교육을 해주셨어요. 91년에 대학생들이 만든 공부방으로 시작, 개발과 이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공부방과 작은도서관, 문화답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의 작은문화공동체까지 걸어온 이야기도 해주시고 대학생 자원교사로 인연을 맺다가 <다솔>에서 활동하게 된 사연도 이야기해주셨어요. 11월 말에 20주년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그동안의 피와 땀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다솔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인 다솔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시설이긴 하지만 초기 공부방운동의 정신을 이어가려고 노력중이고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까지 초등반 수업,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저녁급식,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중고등반 수업을 운영하고 있고 매일 수업이 끝나면 쌤들이 그날의 일들에 대해 평가회의를 진행하고 매달 교사회의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분기별로 학부모회의도 하고요.
공부방에서 만나게되는 다양한 청소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공부방에서 요즘 아이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도 있던 참에 경험과 조언을 들을 수 있었어요. 해주신 이야기 중 특히 인상깊었던 것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아이들은 공부를 싫어한다기 보다 '공부보다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공부 시간에 응하지 않으려는 친구들에 대해 교사들이 통일된 원칙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당 요일 교사들끼리라도.
- (**수업은 하기 싫어 하는 친구에 대해) 아이가 그 수업 보다 다른 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 교사가 아이들이 원치않는 방식 혹은 내용으로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아이들의 마음과 상황에 대해 관찰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자원교사들의 자원활동에 대해) 교육봉사, 혹은 막연히 아이들이 좋아서 활동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많다. 그런 기대에 아이들이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교사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활동을 중단하게 되곤 한다. 우리가 여러 어려움에 처해있는 아이들의 '지지집단'이고 '희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자.
- 폭력, 방임, 학습장애, 성적 문제로 고민하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사실 공부방이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실제 공부방이 할 수 있는 일은 필요한 일 중 1/5 정도 뿐이다. 과도한 부담을 가지려 하기 보다 관련 기관 혹은 전문가, 단체 등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우이초등학교 교사인 김한민 선생님이 '학교에서 만나는 청소년'에 대해 교육을 진행해주셨습니다. 편한 분위기에서 요즘 아이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초등학교 아이들의 심리를 연령별로 분류해본다면 1~ 2학년은 규칙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고집이 센 편, 3~ 4학년은 규칙을 잘 따르려 하고 그것에 맞지 않는 행동이나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편, 5~ 6학년은 부모나 선생님들의 말 보다 또래 친구를 찾으려 노력하고 어른에 대한 반응이 자존감에 따라 양 극단으로 나뉘는 편이다. 특히 공부방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외부에 책임을 돌리곤 하는데 칭찬을 통해 독려해주는 게 필요하다.
- 초등학교 저학년일 수록 손(가락)을 움직이는 활동이 논리력, 지능 향상에 도움된다.
- 체계적인 지역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 (파랑새공부방의 책장을 보고)초등학교 고학년 이후에는 'Why' 시리즈나 '그리스로마 신화' 시리즈 같은 만화책 보다 그림 책 혹은 줄글을 읽도록 해주는 게 필요하다. 만화책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면 상상력이 후퇴된다.
- (MT 참가자들에게 다중지능 검사를 한 후)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들 마다 음악적 지능, 신체운동적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공간적 지능, 언어적 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성찰 지능, 자연친화 지능이 다르다. 다중지능 검사를 통해 각자에게 어떤 지능이 높고 낮은지를 알 수 있는데 잘 하지 못하는 것을 요구하면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것도 못하게 될 수 있다. 반면 잘 하는 것을 하게 하면 더불어 못하던 것들도 잘 하게 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을 감당해야하는 학교 보다 학생들 개인의 특성을 알 수 있고 반영할 수 있는 공부방에서 이런 부분을 챙기는 게 필요하다.
- 좋은 학벌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학원을 보내고 공부를 가르치지만 원래 교육과정의 목표는 '민주/세계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 (여러 수업을 초등반이 함께 하는 파랑새 공부방을 보며)여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집단적으로 어울려 다니려고 한다. 남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1학기부터 그런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을 분리해서 수업하는 게 필요하다. 혹은 2개 학년 씩 묶어서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공부방에서 이런 부분을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이들에게 꾸중과 칭찬을 어느 비율로 할지에 대해 20:80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자원봉사 혹은 자원활동, 나눔이 무엇일지에 대해 모둠별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둠 별로 발표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1모둠: 학생이든 자원교사들이든 다양한 '필요'에 의해 '용기'를 내어 공부방에서 함께 하고 있는데 이것이 '변화'를 주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나눔과 기쁨, 변화'로 이어진다. '필요'+ '용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 2모둠: 말이 별로 없던 학생이 문자메시지로 하트를 보냈을 때 등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 3모둠: 돈으로 기부를 할 수는 없어도 직접 작은 활동을 하면서 봉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 4모둠: '나'와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
파랑새 공부방은 무엇일까('파랑새는 _______다')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는데요. "파랑새는 '공기'다", "파랑새는 '있'다", "파랑새는 '작은 우리가 크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등이었습니다.^^
끝나고 즐거운 뒤풀이 시간을 가졌어요. 주말 늦은 시간에 교육을 하러 오신 선생님들과 참여하시고 준비하신 모든 분들 고생많으셨습니다.^^
(사진: '공부방에서 만나는 청소년'에 대해 교육을 진행해주고 계신 김은영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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